국립공주대 총학생회장과 간담회
통합 추진 과정 ‘학생 참여권’ 문제 제기
윤 의원·총학생회, 대통령실·교육부·국회 등에 탄원서 제출 추진
지역 대학·학생 권익 위해 공동 대응
윤용근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이 국립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공론화하고 나섰다. 국립공주대 총학생회와 함께 관계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공동 대응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 의원은 17일 오전 국립공주대 24학번 이지우 총학생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대학 통합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우려를 청취했다.
앞서 국립공주대와 충남대는 지난 14일 통합대학 교명을 ‘충남대학교’, 법적 대표 주소를 ‘대전’으로 확정하고 대전과 공주에 기능별 통합본부를 둔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양 대학은 공청회와 구성원 찬반 투표 등을 거쳐 9월 중 교육부에 최종 통합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구성원 찬반 투표에서 어느 한쪽이라도 부결될 경우 통합은 추진되지 않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통합의 찬반에 앞서 대학의 미래와 학생들의 신분·교육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어떤 절차와 의견수렴을 거쳐 이뤄졌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윤 의원은 “교명과 통합본부 등 핵심 사항이 구체화되는 동안 정작 학생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사전에 제공됐는지, 학생사회가 내용을 검토하고 토론해 의견을 형성할 시간이 보장됐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 측에서도 통합 논의가 대학본부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의견을 형성하고 전달할 기회가 부족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지우 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의 과정 자체가 졸속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대학본부에서 잠정합의안을 만든 뒤 구성원들에게 사실상 통보하는 방식이었다. 총장과 부총장, 주요 보직자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진 뒤 회의에서 전달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충남대 측에서 요구해 온 내용들이 주로 수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며 “최근 통합 관련 기자회견 역시 학내 구성원들에게 사전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이뤄졌다. 총학생회도 기사를 보고 기자회견 사실과 내용을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은 학생 대표가 일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학생의 의견이 수렴됐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생 대표가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 찬반 여론을 수렴해 대학 측에 전달하려면 주요 안건과 관련 정보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개돼야 하지만, 그 과정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형식적 참여와 실질적 참여의 차이’로 규정했다.
윤 의원은 “학생 대표 한두 명을 회의에 참석시켰다는 사실만으로 학생 의견수렴이라는 절차적 요건이 충족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학생 대표는 개인의 판단을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도록 위임받은 대표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안건과 관련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제공하고 학생사회가 토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대표자를 자리에 앉혀놓는 것과 구성원의 의사가 실제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충분한 정보 공개와 자유로운 토론, 실질적인 의견수렴은 중대한 의사결정이 갖춰야 할 절차적 정당성의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특히 대학 통합이 단순한 행정조직 개편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통합에 따른 변화가 학생들의 학습권과 선택권은 물론 대학생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으로 교명이 변경되면 학생들이 선택해 입학한 대학의 명칭과 정체성이 달라질 수 있고, 향후 학사구조 개편과 학과 통폐합, 캠퍼스 기능 재편 등이 뒤따를 경우 학생들의 학업 환경뿐 아니라 통학과 주거 여건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윤 의원은 “학생 선택의 전제가 달라질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을 추진하면서 정작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판단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통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학생은 이미 결정된 통합안을 전달받는 대상이 아니라 대학의 핵심 구성원이자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고 지적했다.
이날 논의는 통합의 절차 뿐 아니라 국립공주대와 공주지역이 얻게 될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문제로도 이어졌다.
윤 의원은 통합의 필요성과 함께 국립공주대 학생과 공주지역에 돌아올 구체적인 실익, 향후 학과와 캠퍼스 재편 방향, 공주가 오랜 기간 형성해 온 교육도시로서의 기능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와 설명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통합이 최선의 방안이라면 그에 따른 이익과 효과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통합 이외에 지역과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윤 의원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통합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공주가 가진 교육적 자산을 기반으로 한 교육특구 지정과 대학 특성화, 캠퍼스 기능 강화 등 다른 대안과 통합의 효과를 함께 놓고 충분히 비교·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립공주대가 공주시의 청년인구와 지역경제, 주거·상권은 물론 교육도시로서의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결된 핵심 기관인 만큼 통합에 따른 대학과 캠퍼스 기능 변화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역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과 총학생회는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통합 자체의 찬반에 국한되지 않고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학생의 실질적인 참여 보장’에 초점을 맞춰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선 통합 추진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실질적인 학생 의견수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마련해 대통령실과 교육부, 국회 등 관계 기관에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탄원서에는 ▲통합 추진 과정과 주요 정보의 투명한 공개 ▲학생들에게 충분한 숙의·토론 기회 보장 ▲학생 대표가 학우들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여건 마련 ▲학과·캠퍼스·학사구조 변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 ▲학생을 비롯한 대학 구성원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절차 마련 등의 요구가 담길 예정이다.
윤 의원은 “이번 문제는 단순히 통합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국회의원으로서 학생들이 홀로 목소리를 내도록 두지 않겠다. 총학생회와 뜻을 모아 학생들의 목소리를 관계 기관에 분명하게 전달하고, 통합 과정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