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뉴스부여군백서 속 언론보도 7건, 실제 건수는 5건에 불과…부여군수직 인수위 ‘소통 빈곤’ 도마

백서 속 언론보도 7건, 실제 건수는 5건에 불과…부여군수직 인수위 ‘소통 빈곤’ 도마

20일간 현안 32건·공약 96건 점검했지만 언론 공개는 출범·재정·결과 발표에 그쳐

청양은 두 차례 기자회견·군민 설문, 보령은 타운홀·정책세미나까지…“인수 과정도 공공의 영역”

민선 9기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가 20일간 군정 현안과 공약을 집중적으로 점검했지만, 그 과정과 판단 근거를 군민에게 전달하는 언론 소통은 다른 시·군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백서에 담긴 민선9기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 언론보도 사항
백서에 담긴 민선9기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 언론보도 사항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가 발간한 운영 백서에는 ‘인수위원회 언론보도 사항’으로 모두 7건의 기사가 수록돼 있다. 그러나 보도 내용을 의제별로 분류하면 위촉식, 현판식, 재정 기자간담회, 활동결과 보고회 등 사실상 5건에 그친다. 동일한 보도자료를 여러 언론사가 기사화한 것을 각각 중복해 백서에 담았다.

7건 가운데 현판식·재정·결과보고 각각 중복

백서 부록 261쪽부터 267쪽까지, PDF 기준 262~268페이지에 실린 언론보도 자료를 살펴보면 첫 번째는 6월 10일 인수위원 위촉식을 다룬 금강일보 기사다.

이어 6월 15일 열린 인수위원회 현판식과 공식 활동 돌입을 다룬 더팩트와 충남일보 기사가 각각 수록됐다. 두 기사는 매체와 제목은 다르지만 위촉식과 현판식, 향후 활동계획을 소개한 동일 사안의 보도다.

6월 23일 부여군의 하반기 재정 부족 전망과 긴축 운영 방침을 발표한 기자간담회도 두 건으로 기록됐다. 한 기사는 하반기 필요예산과 가용재원의 차이를 강조했고, 다른 기사는 ‘군 재정 심각’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지만 모두 같은 날 같은 기자간담회를 취재한 결과다.

마지막 두 건은 7월 2일 열린 활동결과 보고회다. 농수축산신문과 뉴스1이 현안 32건과 공약 96건 점검, 백마강 국가정원과 스마트팜 등 주요 사업 재검토 내용을 각각 보도했다.

결국 백서에 제시된 7건은 기사 숫자로는 7개지만, 실제 인수위가 언론에 제공한 새로운 의제는 위촉식, 현판식, 재정 기자간담회, 활동결과 보고회 등 5개로 압축된다. 같은 보도자료를 전달받은 여러 매체의 보도를 각각 별도 소통 실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언론 노출 건수’일 수는 있어도 ‘소통 의제 수’로 보기는 어렵다.

20일 동안 정책 브리핑 사실상 공백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는 6월 10일부터 7월 3일까지 활동하면서 부서별 업무보고와 면담, 공약 컨설팅, 현장방문, 군의원 간담회, 전체회의 등을 진행했다.

백서에는 새마을회관 매입 건물 활성화, 문화예술교육종합타운, 백마강 국가정원, 지방소멸대응기금, 백제문화제 개최지, 반산저수지 수변공원, 왕포리 스마트팜, 석탑로 보행환경, 산업단지, 복지시설 등 군민 생활과 재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요 현안이 대거 담겼다.

그러나 이들 사업을 왜 재검토해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근거로 결론을 내렸는지, 이해관계자 의견은 어떻게 반영했는지 등을 활동 기간 중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분야별 브리핑은 백서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정책 내용을 놓고 언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대표적인 자리는 6월 23일 재정 관련 기자간담회였다. 당시 인수위는 하반기 필요 세출예산을 1,292억 원, 가용재원을 616억 원으로 제시하며 676억 원의 재원 부족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행사성 경비 절감과 공모사업 재검토, 민간위탁사업 점검 등의 방향도 공개했다.

하지만 조직개편, 백마강 국가정원 전면 보류, 백제문화제 도심 이전, 공공시설 운영체계, 출연·출자기관 개편 등 논쟁 가능성이 큰 사안들은 활동 종료 후 결과자료와 백서를 통해 한꺼번에 제시됐다. 군민이 인수위의 판단 과정을 따라가고, 언론이 쟁점별로 검증할 기회가 충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선인에게 바란다’ 운영했지만 결과 공개는 부족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가 모든 소통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인수위는 6월 10일부터 30일까지 부여군 홈페이지에 ‘당선인에게 바란다’ 창구를 운영했고, 부서별 면담과 주요 사업장 현장방문도 실시했다. 6월 23일에는 재정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와 군의원 간담회도 열었다.

문제는 접수된 군민 의견이 몇 건이었는지, 주요 요구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제안이 공약과 정책에 반영됐는지에 대한 분석과 공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의견을 받는 창구를 운영하는 것과 그 의견의 처리 결과를 군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백서에도 언론 대응계획이나 정례 브리핑 일정, 분야별 보도자료 목록, 기자 질의와 답변, 군민 의견 처리 현황 등을 별도 항목으로 정리한 내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언론보도 사항은 기사 화면을 그대로 옮겨 싣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언론에 얼마나 많이 노출됐는지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위가 어떤 정보를 공개했고 언론과 군민의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를 남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양군, 출범과 마무리 두 차례 기자회견

인접한 청양군수직 준비위원회는 6월 10일 출범 당일부터 현판식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홍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어르신 돌봄, 스마트농업, 재생에너지, 교육과 정주여건 개선 등 민선 9기의 핵심과제와 군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청양 준비위 역시 활동 초반에는 언론으로부터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6월 18일 일부 언론은 출범 기자회견 이후 구체적인 정책 발표가 이어지지 않는다며 군정 철학과 공약 실천방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준비위는 군정 슬로건 선정 과정과 군민 설문 결과, 주요 사업장 방문, 단체 간담회, 100대 공약 구체화 과정을 잇달아 공개했다.

군정 슬로건 선정에는 홈페이지와 현장 설문을 통해 군민 1,114명이 참여했다. 준비위는 6월 19일 슬로건 선정 결과와 함께 업무보고 진행 상황, 현장답사, 단체 간담회 계획을 언론에 알렸다.

이어 6월 25일에는 준비위원회 활동결과를 발표하는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어 3대 군정목표와 5대 추진과제, 100대 공약, 조직개편 방향 등을 공개했다. 출범 때 한 번, 활동 종료 때 한 번 등 준비위의 시작과 결론을 언론 앞에서 직접 설명하는 구조를 갖춘 것이다.

청양군수직 준비위원회 백서도 출범 기자회견과 실·과·사업소 업무보고, 3개 분과별 현장답사, 단체 간담회, 군정 슬로건 설문, 공약 검토 과정을 사진과 질의·답변 형식으로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했다.

보령시, 기자회견 넘어 타운홀·정책세미나로 확장

보령시는 외부 인사 중심의 별도 인수위원회 대신 공무원 중심의 시정 인수지원 TF를 운영했다. 그럼에도 민선 9기 준비 과정에 대한 공개와 시민 참여는 부여보다 다양하게 이뤄졌다.

엄승용 보령시장 당선인은 6월 9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지원 TF 운영계획과 시정혁신 TF, AI혁신자문단, 미래비전자문단 구상을 직접 발표했다. 인수조직의 형태뿐 아니라 왜 외부 인수위를 두지 않았는지, 취임 이후 어떤 조직을 운영할 것인지까지 공개했다.

6월 16일에는 자문위원과 주요 공직자 등 90명이 참석한 시정자문 토론회를 열어 인수 중간보고와 핵심사업 보완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 내용은 다음 날 보령시 공식 보도자료로 공개됐다.

6월 23일에는 청소년과 여성, 소상공인, 농어업인, 기업인, 노인, 보훈·복지 관계자 등 시민 100여 명이 참여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전통시장과 야간경제, 관광, 다문화가족, 농어업, 청소년, 교통안전, 체육 등 분야별 의견을 현장에서 듣고 타운홀 미팅 정례화 방침도 밝혔다.

다음 날에는 AI·인구·문화관광·에너지 등 4대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주요정책과제 세미나를 열었다. 주제발표와 질의응답 내용도 공식 보도자료로 공개했다. 출범 기자회견, 중간 토론회, 시민 타운홀, 정책세미나 등 최소 4개의 서로 다른 소통 형식이 운영된 셈이다.

보령의 사례는 인수조직의 규모나 명칭보다 시민과 언론에게 정책 준비 과정을 얼마나 자주, 구체적으로 공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과만 발표하는 소통’으로는 공감대 얻기 어려워

지방자치단체장직 인수위원회는 행정기관의 공식 의사결정기구와는 성격이 다르다. 짧은 기간에 방대한 업무를 파악해야 하므로 모든 회의와 검토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또한 시·군마다 인구와 행정 규모, 인수조직 형태와 활동기간이 달라 보도자료 숫자만으로 소통 수준을 단정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부여군수직 인수위원회는 백마강 국가정원과 스마트팜, 공공시설 건립, 조직개편, 출연기관, 백제문화제 등 지역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검토했다. 일부 사업은 전면 보류나 방향 전환까지 제안했다.

이처럼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면 활동 중간부터 쟁점별 자료와 판단 근거를 공개하고, 주민과 이해관계자, 지역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20일간의 활동을 출범과 재정 발표, 종료 결과 등 몇 차례 보도로만 전달한 것은 군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에 부족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백서 발간으로 끝나선 안 돼…공약 이행도 정례적으로 공개해야

인수위원회 활동은 종료됐지만 소통의 책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부여군은 백서에서 재검토하거나 보류하도록 제안한 사업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인수위 정책제안을 어느 부서가 담당하고 언제까지 검토할 것인지 공개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예산과 주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사업은 분기별 이행현황과 재정 변동, 사업 전환 이유를 정례 브리핑이나 온라인 자료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당선인에게 바란다’를 통해 접수한 의견의 주요 내용과 정책 반영 결과도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수위 언론보도 7건 가운데 독립적인 의제가 5건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홍보 실적의 문제가 아니다. 새 군정이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군민과 언론을 동반자로 인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민선 9기 부여군정이 백서에 제시한 ‘소통’과 ‘협력’을 실천하려면 완성된 결과를 알리는 일방적인 홍보에서 벗어나, 정책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까지 공개하는 쌍방향 소통으로 전환해야 한다.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https://story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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