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기간 술 마신 뒤 운전…처벌 기준 미달 훈방
한 달 넘도록 군민 향한 공식 사과·유감 표명 확인 안 돼
조덕연 윤리위원장 “법적으로 문제 없었던 것으로 안다…문제 제기 없었다”
같은 당 의원도 “정당보다 군민 신뢰가 먼저”…공식 문제 제기 준비했지만 의회 논의로 이어지지 못해
집중호우 대응 기간 술을 마신 뒤 직접 차량을 운전해 논란을 빚은 백용달 부여군의회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군민을 향한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부여군의회의 자정 능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백 의장은 당시 경찰 음주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1%가 확인됐지만 현행 도로교통법상 처벌 기준인 0.03%에는 미치지 않아 훈방됐다.
법적인 처벌 대상은 아니었지만 집중호우로 지역사회가 비상 대응에 나선 시기에 군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이 술을 마신 뒤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는 점에서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처신을 둘러싼 비판은 이어졌다.
더욱이 논란 이후 백 의장이 언론 취재 과정에서 자신의 처신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군민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사과나 공개적인 유감 표명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8월 18일 현재까지 본회의 신상발언이나 의장 명의 입장문 등을 통해 군민에게 직접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처신 아쉬움” 인정했지만 군민 향한 공식 입장은 없어
백 의장은 사건 직후 언론과의 통화에서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찰 음주측정 결과 처벌 기준에는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처신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처신에 대한 아쉬움을 인정한 것으로, 군민을 대상으로 공식 사과하거나 의장으로서 유감을 밝힌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백 의장은 사건 불과 며칠 전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군민의 뜻을 대변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의회를 이끌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사안에서 군민들이 주목하는 것은 음주운전 처벌 여부만이 아니라 논란 이후 의장이 어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느냐는 점이다.
같은 당 의원도 문제의식…“정당보다 군민 신뢰가 먼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부여군의회 내부에서도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 부여군의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발언문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내용은 실제 본회의 공식 발언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의원이 준비했던 발언의 핵심은 법적 책임과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구분돼야 하며, 특히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에게는 일반 의원보다 높은 수준의 책임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것이었다.
해당 의원은 준비한 발언문에서 자신이 백 의장과 같은 정당 소속이라는 점을 먼저 밝히면서도,
“정당보다 앞서는 것은 군민의 신뢰이고, 개인적인 관계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공직자의 책임”
이라는 취지의 문제의식을 담았다.
또 이번 논란을 특정 개인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나 정당 간 대립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핵심은 백 의장 개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부여군의회라는 기관의 신뢰와 원칙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법적 판단 아닌 의회의 책임 문제”
이 의원이 준비했던 발언에는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기준도 비교적 명확하게 담겨 있었다.
“법적인 책임 여부는 관계기관의 절차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면서도 지방의회의원, 특히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은 법적 기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을 요구받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또 군민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하나의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의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자세로 책임 있게 대응하는가”
라는 점이라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이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혈중알코올농도 0.01%였느냐’, ‘처벌 기준에 해당하느냐’의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았더라도 군민을 대표하는 지방의회 의장의 행동이 적절했는지, 그리고 논란 이후 의회가 이를 어떻게 다뤘는지는 별개의 공직윤리 문제라는 것이다.
공식 문제 제기로 이어지지는 못해
주목되는 것은 이처럼 의회 내부에서 상당한 문제의식이 있었음에도 결국 의회의 공식적인 논의나 본회의 문제 제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해당 의원은 발언문에서 윤리특별위원회의 역할도 직접 언급했다.
윤리특위가 누군가를 미리 처벌하거나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기된 문제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의회의 품위와 신뢰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취지였다.
이어 군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의회가 아무런 설명이나 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그러면서 윤리특위가 관련 규정에 따라 해당 사안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 제기는 공식적인 의회 발언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사건 발생 이후 부여군의회 차원의 공개적인 논의나 입장 표명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은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제기된 우려가 공식적인 자정 절차로 연결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또 다른 질문을 남긴다.
조덕연 윤리위원장 “다른 의원 문제 제기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덕연 부여군의회 윤리특별위원장의 답변은 더욱 주목된다.
8월 18일 취재진이 백 의장의 논란에 대해 윤리특위 차원의 논의가 없었던 이유를 묻자 조 위원장은 자신이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윤리위원은 모든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로부터 징계를 요구하거나 해당 문제를 윤리위에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조 위원장은 또 백 의장의 사안에 대해
“법적으로는 아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법적 처벌 여부가 아니라 공직자의 도덕성과 윤리 문제를 묻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조 위원장은
“도덕적인 문제를 얘기하시는 거 아니에요?”
라는 취지로 답했다.
또 당시 술자리에 어떤 의원들이 함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자신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문제 제기 없었다’지만 내부에서는 문제의식 존재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군의원의 발언 준비 내용과 다른 의원들과의 대화를 종합하면 의회 내부에 이번 사안을 우려하거나 백 의장의 사과 필요성을 제기한 목소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백 의장에게 이번 논란에 대해 군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의견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통화 과정에서 밝혔다.
해당 의원은 백 의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떠나 최소한 의장 본인이 공개적으로 군민에게 유감을 표명하거나, 의회 내부에서 주의나 경고 수준의 논의라도 필요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같은 정당 소속 의원이 공식 신상발언까지 고민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부여군의회라는 기관의 명예”
라는 취지의 내용을 준비했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결국 조 위원장의 “문제 제기한 의원이 없었다”는 답변과 달리, 적어도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과 의장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존재했던 셈이다.
다만 지금 현시점까지 이를 정식 윤리특위 안건으로 요구하거나 본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하는 단계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윤리위는 신고가 있어야만 움직이는 곳인가
이번 논란에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윤리특별위원회가 다른 의원의 공식적인 요구가 있어야만 움직이는 조직인가라는 점이다.
윤리특위가 모든 논란을 자동으로 징계 절차에 올려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백 의장의 행위가 반드시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고 현 단계에서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공직자의 품위와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면, 적어도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지방의회 윤리는 형사처벌 여부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법률이 정한 처벌 기준은 국가가 형벌을 부과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이고, 선출직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그보다 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거나 “다른 의원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윤리 문제에 대한 검토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윤리특위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의장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설명과 책임 있는 자세”
공식 발언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한 군의원이 준비했던 발언문에는 백 의장을 향한 요구도 담겨 있었다.
의장은 부여군의회를 대표하는 자리이며 “권한보다 책임이 더 큰 자리”라는 것이다.
이어 이번 논란으로 군민들이 느낀 실망과 우려를 헤아려 충분히 설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가 담겼다.
특히 의회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이 바람직한지 스스로 깊이 숙고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백 의장에게 특정한 징계나 거취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군민에게 논란의 경위를 충분히 설명하고, 자신의 처신으로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문제 제기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의회의 자정 능력’ 문제
이번 사안을 바라봐야 할 핵심은 특정 정당이나 의원 간의 정치적 공방이 아니다.
오히려 부여군의회가 스스로의 잘못이나 논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윤리적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윤리 시스템이 실제 상황에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문제다.
같은 정당 소속 의원조차 “정당보다 군민의 신뢰가 앞서야 한다”며 공식 문제 제기를 고민했지만 결국 의회 차원의 논의로 연결되지 못했다.
백 의장은 자신의 처신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군민을 향한 공식적인 사과나 공개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윤리특별위원장은 법적 문제가 없었다는 점과 다른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의장도, 윤리특위도, 부여군의회도 군민에게 이번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군의원이 준비했던 발언문에는 이런 문장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부여군의회라는 기관의 명예다. 원칙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공식 발언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 문장이 오히려 지금의 부여군의회에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군민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부여군의회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엄격한가.
그리고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의회의 자정 능력과 윤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군민에게 설명해야 할 책임 역시 부여군의회에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