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행정통합 신중론 제기… “지도 합친다고 삶의 격차 줄어드나” 반문
“거대 도시 그림자에 소도시는 시들어… ‘기울어진 운동장’ 보완할 안전장치 필수”
최근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박정현 부여군수가 통합의 ‘속도’보다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화두를 던졌다. 거대 담론 뒤에 가려진 소멸 위기 지역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행정가의 고언(苦言)이다.
박 군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릇이 크다고 밥이 저절로 담기진 않는다”며 메가시티 논의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 속도전, 신중론 제기(사진=스토리스팟) |
| 박정현 부여군수의 페이스북 글 |
“통합 공감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
박 군수는 게시글에서 “지방이 살기 위해 뭉쳐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소멸 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군수로서 밤잠을 설치게 하는 질문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도를 합치면 우리 삶의 격차도 정말 좋아질까?”라고 반문하며, “큰 도시는 더 커지고, 작은 시군은 그 거대함의 그림자에 가려 오히려 더 빨리 시들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화려한 청사진 뒤에 숨겨진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가장 약한 식구 위한 ‘따뜻한 방’부터 마련해야”
박 군수는 행정통합을 집 짓기에 비유하며 내실을 강조했다. 그는 “집을 크게 짓는 것(통합)보다 중요한 건, 그 집안의 가장 약한 식구도 따뜻하게 잘 수 있는 방(내실)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인구와 인프라가 집중된 대전이나 천안·아산 등 북부권 중심의 발전 전략에서 벗어나, 부여를 비롯한 남부권 소멸 지역에 대한 확실한 배려와 균형 발전책이 선행되어야 함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구체적 ‘안전장치’ 제안 예고
박 군수는 이번 발언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실패하지 않는 통합, 어느 지역도 소외되지 않는 통합이 절실하기 때문”이라며, 조만간 통합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안전장치’들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통합 추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박정현 군수가 제기한 ‘속도전 경계론’과 ‘소외 지역 배려론’이 향후 통합 논의 과정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지역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