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에 “포퓰리즘” 비판 견지하면서도 청양군민 위해 예산 지원 결정
국회 예결위 ‘도비 30% 의무화’ 결정이 결정타… “이번만 지원” 선 그으며 추경 예고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이재명표 정책’으로 불리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대해 원칙적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청양군민을 위해 도비 30%를 부담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인 ‘현금성 포퓰리즘 배격’과 ‘도민의 이익’ 사이에서, 결국 도민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실용주의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도는 15일, 청양군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지방비 부담분 중 도비 30% 전액을 지원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 지난 10월 농어촌기본소득에 대한 기자회견 장면(사진=충청남도) |
국회 예결위 결정에 ‘백기’… “국비 받으려면 도비 내라”
당초 김 지사는 해당 사업에 대해 “지방 재정 자율권을 침해하고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며 도비 10%만 우선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상황이 급변했다. 국회는 전체 사업비의 60%인 지방비 부담 비율 중 광역지자체(도)가 30%를 의무적으로 부담하도록 못 박았다. 정부 역시 “국회 결정대로 지방비를 매칭하는 지자체에만 국비를 지원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결국 충남도가 도비를 내지 않으면 청양군은 국비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김 지사가 ‘조건부 수용’으로 선회한 것이다.
김태흠 “포퓰리즘 반대 소신 변함없어… 이번만 지원”
김 지사는 이번 결정이 정책에 대한 ‘동의’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보편적 현금성 지원으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며, 공모 방식 또한 지자체 간 갈등을 유발하므로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중앙정부가 지방에 예산 부담을 강제하는 방식은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김 지사는 “이미 선정된 청양군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도지사로서 저버릴 수 없었다”며 “이번 시범사업에 한해 도비를 지원하고, 내년도 추가 소요분은 추경을 통해 도의회와 협의하여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청양군민 1인당 월 15만 원… ‘실험’ 시작된다
이번 결정으로 충남 청양군은 예정대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농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청양군민에게는 나이와 소득에 상관없이 1인당 월 15만 원(연간 180만 원)이 지역화폐로 2년간 지급된다. 재원은 국비 40%와 지방비 60%(도비 30%, 군비 30%)로 분담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역 소멸을 막을 국가 생존 전략”이라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해 온 ‘보수 잠룡’ 김태흠 지사의 이번 결정이 향후 지방 정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