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장관 “태아 생명 존중·국가 보호 의무” 동의…윤 의원 “법적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성숙 총리 “불법 유통 방치할 수 없어”…병원 진료·관찰 전제로 도입 추진
국민의힘 윤용근 국회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도입 추진과 관련해 낙태 허용 범위와 시기, 절차 등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1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성숙 국무총리를 상대로 미프진 도입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윤용근 “태아 보호 인정하면서 약물 도입부터 하나”
윤 의원은 정 장관에게 태아의 생명을 존중하는지와 국가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지를 물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태아의 생명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답하고, 국가의 보호 의무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윤 의원은 이를 근거로 “정부가 태아의 생명과 국가의 보호 의무를 인정한다면 임신중절이 허용될 수 있는 범위와 시기, 절차 등 법적 기준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0년 말까지 개선입법을 요구했다. 당시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태아 생명 보호라는 공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윤 의원은 후속 입법을 통한 명확한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약물 도입을 먼저 추진하는 것은 정책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신중지’ 표현 놓고도 공방
정부가 사용하는 ‘임신중지 약물’이라는 용어도 쟁점이 됐다.
정 장관이 미프진을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약물이라는 취지로 설명하자 윤 의원은 “‘중지’는 멈췄다가 다시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며 “중지가 아니라 중절이며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국민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신중지·임신중절이라는 표현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용어 선택을 넘어 임신중절을 바라보는 사회적·법적 관점의 차이가 반영된 문제다.
한성숙 총리 “불법유통 따른 여성 건강 문제 방치 못해”
한성숙 국무총리는 미프진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한 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 부분은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법으로 유통되는 임신중지 의약품을 의료체계 밖에 방치할 경우 여성 건강에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식도 자유로운 약국 판매가 아니라 의료기관 중심의 관리체계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약국에서 누구나 바로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사의 진료를 받고 병원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복용 단계와 이후 과정도 의료진이 관찰할 수 있도록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허용 임신 주수 역시 해외 기준 가운데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총리는 또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오랜 기간 제도적 공백이 이어지면서 여성 건강 문제가 방치됐다며 정부가 책임 있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용근 “여성 건강 위해서라도 법적 기준 선행돼야”
윤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여성 건강 보호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기준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그는 “여성의 신체 건강과 태아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대통령과 총리, 장관이 약물 도입부터 서두르기보다 국회와 정부가 허용 시기와 절차, 의료체계 등 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약물 복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출혈 등 신체적 부담과 심리적 영향에 대해서도 정부가 충분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하며 저출생 문제와 태아 생명 보호를 함께 언급하고 “정부가 태아 생명 보호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정부질문을 통해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쟁점은 다시 ‘도입 여부’뿐 아니라 임신중절의 허용 범위와 주수, 의료기관 관리 방식,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태아 생명 보호를 어떤 법적 기준으로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