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뉴스 이치영 회장 “부여 상권, 도소매업 시대 끝났다... ‘관광 활성화’만이 유일한 살길”

[인터뷰] 이치영 회장 “부여 상권, 도소매업 시대 끝났다… ‘관광 활성화’만이 유일한 살길”

부여 상권, ‘적합 업종발굴하고 걷고 싶은 거리만들어야 산다

단순 청년 창업 지원금은 ’… 적합업종 발굴과 자생력 키우는 생태계 조성해야

행정은 관리자 아닌 조력자 돼야”… ·관 협력 절실

“지금 부여 시내에 빈 상가가 늘어나는 건 단순히 경기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쿠팡 하나로 끝난 세상에서 도소매업으로 상권을 살리겠다는 건 옛날 생각입니다. 부여 상권이 살길은 오직 ‘관광’뿐입니다.”

지난 19일, 이치영 전) 부여군소상공인회장(이하 회장)은 위기에 빠진 부여 상권에 대해 날카로운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침체해가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 열쇠로 ‘관광과 상권의 일체화’를 꼽으며, 기존의 관행적인 지원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치영 전) 부여군소상공인회장
이치영 전) 부여군소상공인회장

관광객은 오는데 시내는 텅텅연결고리가 끊겼다

이 회장은 현재 부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관광지(정림사지, 백제문화단지, 부소산성, 궁남지, 롯데리조트, 박물관 등)와 도심 상권의 단절을 지적했다. 그는 “외부 관광객들은 정작 시내로 들어오지 않는다”며, “정림사지나 박물관만 보고 빠져나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젊은 층과 관광객이 지갑을 열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 즉 ‘굿즈(기념품)’와 ‘특화 먹거리’ 개발을 제안했다. 경주의 황리단길 같이 “부여에 오면 기념품 하나라도 사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상품도, 시설 관리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림사지 오층석탑 관리하듯 상권 내 관광 요소들도 세심하게 관리하고 가꿔야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꼬집었다.

인적이 끊긴 상가거리
인적이 끊긴 상가거리
인적이 끊긴 중앙시장
인적이 끊긴 중앙시장
경주의 황리단길은 지역관광과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로 특화된 대표적인 거리다.(사진=경주시)
경주의 황리단길은 지역관광과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로 특화된 대표적인 거리다.(사진=경주시)

돈만 주는 청년 지원? 청년 망치는 길

과거 수년간 진행된 상권 활성화 사업과 청년 창업 지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자체별로 2~3년씩 지원해주고 지원금이 끊기면 문을 닫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단순한 자금 지원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돈을 떠나서 그 일을 즐거워하는 친구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지속해서 영업할 수 있는 틀과 실력을 키워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아이템을 고쳐주고, 홍보를 돕고, 서로 연대해서 팔아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지원”이라고 역설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금 지원은 결국 예산 낭비와 청년들의 실패 경험만 남긴다는 것이다.

도소매업 시대는 갔다… ‘적합 업종발굴이 먼저

이 회장은 지자체의 지원 정책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온라인 쇼핑이 장악한 시대에 도소매업으로 승부 보는 건 불가능하다”며, 현재 부여 상권에서 생존 가능한 ‘적합 업종’을 발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체험형, 공예, 예능, 혹은 차별화된 서비스업 등 현재 트렌드와 부여의 특성에 맞는 업종이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무작정 창업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조사된 ‘적합 업종’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로·성왕로·사비로 등 뒷골목… ‘돌아보고 싶은 거리로 만들어야

관광객을 도심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공간 전략으로 ‘골목의 특화’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중앙로, 성왕로, 사비로, 석탑로 같은 대로변 뒤쪽의 골목마다 각기 다른 성격을 입혀야 한다”며 “그저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관광객이 호기심에 한 번 더 쳐다보고, 걷고 싶게 만드는 ‘돌아보고 싶은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내 전체를 하나의 관광 코스로 연결하여,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도심 곳곳을 누비며 체류 시간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5일장은 매출 아닌 볼거리’… 시내 전역을 관광화

부여의 전통적인 자산인 ‘5일장’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촉구했다. 이 회장은 “5일장을 단순히 물건을 많이 팔아 매출을 올리는 곳으로만 접근하면 안 된다”며, “사람들이 ‘옛날 장터’의 향수를 느끼고 구경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볼거리’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시내 전역을 관광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매출보다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들리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5일장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Hook)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신주의 행정 타파하고, 절박한 민간과 손잡아야”

이 회장은 상권 회생을 위한 행정의 태도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공무원들은 잦은 인사이동과 감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기 어렵다”며, “규제에 얽매여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푸드트럭이든 노점이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면 과감하게 허용하고 지원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책상에 앉아 기획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절박하게 고민하는 상인들과 민간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상권 르네상스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상권 활성화는 건물 리모델링이나 아케이드 설치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 안을 채우는 소프트웨어와 사람에 달렸다”며, “부여가 가진 역사적 자산을 현대적인 관광 트렌드와 결합해, 관광객이 스스로 찾아와 머물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RELATED ARTICLES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

- Advertisment -spot_img

최근기사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