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뉴스지역정치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속도전’ 속… “재정·권한 빠진 빈 껍데기” 반발 확산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속도전’ 속… “재정·권한 빠진 빈 껍데기” 반발 확산

민주당 당론 법안, 재정 지원 ‘의무’ 아닌 ‘재량’ 규정… 지자체 “연 8.8조 요구에 반토막 수준”

“시민 80% 내용 몰라”… ‘주민투표 패싱’ 논란에 ‘제2 핫바지’ 우려까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 추진이 정치권의 입법 속도전에 돌입했으나, 정작 통합의 핵심인 재정 자립과 권한 이양 내용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중앙과 지방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이 지자체의 요구사항을 대폭 축소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무늬만 통합’이라는 비판과 함께 주민 수용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함께 6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윤호중 행안부 장관을 만나 ‘행정통합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충청남도)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함께 6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윤호중 행안부 장관을 만나 ‘행정통합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충청남도)

“돈 줄게” 아닌 “줄 수도 있다”… 재정 지원 강제성 실종

현재 국회 논의의 핵심 쟁점은 국가 재정 지원의 ‘강제성’ 여부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국가가 통합 비용을 지원 ‘해야 한다(강행규정)’고 명시하며 양도소득세 100%, 법인세 50% 이양 등을 구체화했다.

반면,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임의규정)’로 명시해 실질적인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국세 이양 조항이 빠지고 재량 규정 위주로 채워지면서, 당초 대전시와 충남도가 요구한 연간 약 8.8조 원 규모의 지원책이 정부안 수준인 3.75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지원 기간 역시 항구적 분권이 아닌 4~10년 한시적 지원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자체장들 “자치분권 철학 의심”… 호남권과 형평성 논란도

이 같은 민주당 안이 공개되자 지역 정치권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돈도 권한도 없는 ‘빈 껍데기 통합’”이라며 민주당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자치분권의 철학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은 “충청권을 ‘제2의 핫바지’로 보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동일 시점에 추진 중인 광주·전남 통합 법안과 비교할 때, 대전·충남 법안은 국가 지원 의무화 조항이 빠져 있어 지역 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 법안이 통합 지자체의 약칭을 ‘대전특별시’로 명시한 것에 대해서도 충남 측은 인구 규모와 역사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자존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민 80%가 모른다”… ‘탑다운’ 추진에 주민 패싱 우려

2026년 7월 출범이라는 촉박한 일정에 맞춘 ‘탑다운(Top-down)’식 추진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조사 결과 대전 시민의 약 80%가 통합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깜깜이 통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전시의회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8%가 주민투표가 필수적이라고 답했으나, 행정 당국은 시간과 비용을 이유로 시·도의회 의결로 이를 갈음하려는 입장이어서 향후 거센 진통이 예상된다.

경제 효과 207조 기대… “실질적 권한 이양이 전제돼야”

전문가들은 대전·충남 통합이 성공할 경우 GRDP 207조 원 규모의 비수도권 최대 초광역 경제권이 탄생해 연간 최대 2,400억 원의 비용 절감과 1.0%p의 추가 성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도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통합의 성공을 위해 시혜적 배분이 아닌 법률에 의한 항구적인 자치 재정권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며, 여야 특위 구성을 통한 협치와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숙의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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