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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이, “백제의 고도 소나무 숲”을 지킬 골든타임이다.

<편집자주>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으로 산림 피해와 문화유산 주변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제의 역사와 어우러진 부여의 소나무 숲을 지키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이성복 전 부여군청 산림녹지과장이 선제적 방제와 예산 확보의 필요성을 담은 글을 스토리스팟에 보내왔다. 기고에서 제안한 새로운 방제기술은 과학적 검증과 관계기관의 검토를 전제로 한다.


이성복 전 부여군산림녹지과장
이성복 전 부여군산림녹지과장

최근 천년고도 경주의 주요 문화유적지 인근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해 잿빛 고사목으로 뒤덮였다는 참담한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대한민국의 핵심 생태 축인 지리산과 북한산 국립공원마저 뚫렸다는 소식은 충격 그 자체다.

수백 년간 역사와 어우러졌던 소나무들이 무참히 쓰러져가는 모습은 단지 한 지역의 산림 피해를 넘어, 국가적 문화유산 경관의 훼손이라는 뼈아픈 경고를 던져주고 있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인 우리 부여군 역시 이 거대한 재난의 문턱에 서 있다.

현재 부여군과 인접한 시·군은 이미 재선충병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사후약방문식 대처로는 감염의 확산 속도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 부여군은 확산 방지선을 구축하여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아낼 수 있는 방역의 최후 보루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부여군이 가진 생태적 이점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밤나무 주산단지가 조성(약6,000ha)되어 있는 부여는, 소나무 침엽수 단순림이 끝없이 이어진 타 지역에 비해 재선충 매개충(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의 서식 및 이동 환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자연 “방충선(防蟲線)”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여에는 아직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매개충의 활동이 멈추는 이번 겨울부터 이듬해 봄 사이가 바로 그 골든타임이며, 이때 방제 예산을 집중적으로 선제 투입해야만 확산의 고리를 완벽히 끊어낼 수 있다.

부여의 소나무는 단순한 목재 자원이 아니다. 소나무가 많아 불린다는 부소산, 그리고 부여나성, 백제왕릉원 등 백제역사유적지구를 감싸 안고 있는 소나무 숲은 그 자체로 백제의 숨결이자 역사경관을 완성하는 핵심 문화유산이다. 이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서는 부여군의 특수성에 맞는 입체적이고 혁신적인 방제 전략이 절실하다.

부여군 은산면 가곡·거전리와 청양군 장평면 화산·죽림리 일대 지천변에서 소나무들이 잿빛으로 말라 죽어가고 있다.
부여군 은산면 가곡·거전리와 청양군 장평면 화산·죽림리 일대 지천변에서 소나무들이 잿빛으로 말라 죽어가고 있다.(사진=이성복 전 부여군산림녹지과장)

최근 산림 방제 분야에서 검증하고 있는 생물학적 방제법인 ‘에스테야(Esteya)균’ 도입도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한다. 재선충에 기생하여 사멸시키는 이 곰팡이균 방제법은 이미 중국 등지에서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는 대안으로 방제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품격과 대한민국 대표 친환경 농산물 브랜드 ‘굿뜨래’를 품고 있는 부여군의 청정 이미지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술력으로는 생물적 방제 단독으로 완전한 방역을 담보하기 어렵다. 검증된 예방 약제 주입과 감염목 제거,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성충의 기주 이동 시간대가 불빛이 없는 야간에 이동한다는 연구 결과보고가 있으므로 야간 드론방제와 항공방제 등 ‘맞춤형 융복합 종합 방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경주의 아픔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소나무가 붉게 말라 죽은 뒤에 투입되는 수백억 원의 복구비용보다, 지금 당장 부여의 방어선을 굳건히 다지기 위한 예산 투입이 훨씬 경제적이며 효과적이다.

중앙정부와 충청남도는 백제의 역사를 지킨다는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이번 겨울 부여군에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및 종합 방제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배정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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