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뉴스공주시광복절에 금강변은 ‘맥주·K팝 축제’…공주야밤 맥주축제, 시기·구성 적절했나

광복절에 금강변은 ‘맥주·K팝 축제’…공주야밤 맥주축제, 시기·구성 적절했나

4~16일 금강신관공원서 개최…광복절 당일에도 주류·먹거리·대중공연 중심

지난해 첫 축제도 광복절 연휴 개최…2만7000여 명 찾은 대규모 여름 행사로 성장

공식 프로그램에 광복·독립운동·보훈 의미 되새기는 콘텐츠는 사실상 찾기 어려워

지역경제·야간관광 취지 인정하더라도 “날짜 선택했다면 광복절 의미 함께 담았어야”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충남 공주 금강변에서는 맥주와 먹거리, K-POP 공연이 어우러진 대규모 여름밤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4일 부터 진행되는 '제2회 공주야밤 맥주축제' 장면(사진=공주시)
지난 14일 부터 진행되는 ‘제2회 공주야밤 맥주축제’ 장면(사진=공주시)
지난 14일 부터 진행되는 '제2회 공주야밤 맥주축제' 장면(사진=공주시)
지난 14일 부터 진행되는 ‘제2회 공주야밤 맥주축제’ 장면(사진=공주시)
지난 14일 부터 진행되는 '제2회 공주야밤 맥주축제' 장면(사진=공주시)
지난 14일 부터 진행되는 ‘제2회 공주야밤 맥주축제’ 장면(사진=공주시)

공주시가 14일부터 16일까지 금강신관공원 일원에서 개최하고 있는 ‘공주야(夜)밤 맥주축제’다. 공주 수제맥주와 지역 전통주, 음식 판매에 유명 가수 공연과 물놀이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야간 관광축제다. 올해 공식 관광 안내에 따르면 축제는 K-POP 콘서트와 전국 재즈탭댄스 경연대회, 지역예술인 공연, 물놀이존, 지역 음식점·양조장·푸드트럭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올해 축제가 광복절 전날인 14일 시작해 광복절 당일인 15일을 지나 16일까지 이어지면서 행사 시기와 프로그램 구성을 둘러싼 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축제와 관광 활성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국가기념일인 광복절을 일정 한가운데 두고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대규모 행사라면 그 역사적 의미를 함께 담는 세심한 기획이 필요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광복절 한복판의 맥주축제…공식 프로그램은 ‘먹고 즐기는 여름밤’

공주야밤 맥주축제는 여름철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겨냥한 행사다.

공식 관광정보에 소개된 올해 프로그램은 김장훈·YB, 이재훈·멜로망스, DJ DOC·10CM 등이 참여하는 K-POP 공연을 비롯해 재즈탭댄스 경연대회와 지역예술인 공연 등이다. 워터슬라이드와 워터풀 등 물놀이 시설도 운영되며 지역 전통주와 수제맥주, 먹거리 판매 공간도 마련됐다.

충남관광 역시 이 행사를 공주 수제맥주와 알밤 막걸리, 먹거리, K-POP 공연 등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여름 축제로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15일이 단순한 여름 휴일이 아니라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광복을 기념하는 국가기념일이라는 점이다.

현재 공개된 올해 축제의 공식 프로그램을 확인한 결과,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나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보훈의 가치를 되새기는 별도 핵심 콘텐츠는 확인하기 어렵다. 적어도 대외적으로 안내된 주요 프로그램만 놓고 보면 맥주와 음식, 공연, 물놀이 등이 축제의 중심이다.

때문에 광복절이라는 날짜를 축제 일정에 포함했다면 최소한 이날만큼은 행사의 일부를 역사·보훈 콘텐츠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올 여지가 있다.

지난해 2만7164명 방문…이미 적지 않은 규모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 행사가 단순한 소규모 지역행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공주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열린 공주야밤 맥주축제에는 2만7164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1인당 소비지출액은 5만1616원, 방문객 만족도는 7점 만점에 6.05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유명 가수 공연과 음식·주류 판매, 물놀이 등을 앞세워 많은 인파가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다.

그만큼 공주시가 축제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의 파급력도 작지 않다.

수만 명이 모이는 행사에서 광복절을 알리는 영상이나 태극기 관련 프로그램, 지역 독립운동사 전시, 독립유공자 소개, 광복절 기념공연 등 역사적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목했다면 관광축제와 국가기념일이 충돌하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할 수도 있었다.

지난해에도 광복절 당일 개막…올해는 전날부터

공주야밤 맥주축제와 광복절의 일정 중첩은 올해 처음도 아니다.

공주시는 지난해 제1회 축제를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했다. 당시 공주시가 배포한 자료에서도 행사의 성격을 금강변에서 맥주와 지역 전통주, 먹거리와 공연을 즐기는 야간형 관광 콘텐츠로 설명했다.

지난해 행사에는 2만7000명 넘는 관람객이 찾으며 관광 콘텐츠로서 일정한 성과도 거뒀다.

올해는 기간을 14~16일로 잡았다. 결과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광복절이 축제 일정의 중심에 놓인 셈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행사를 준비하면서는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날짜가 가진 상징성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보완할 충분한 여지가 있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축제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

그렇다고 광복절에 모든 축제와 공연, 소비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광복절 역시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문화행사를 즐기는 공휴일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 역시 지방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공주야밤 맥주축제 역시 여름철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광 콘텐츠를 보완하고 체류시간을 늘려 지역 상권으로 소비를 연결하려는 목적이 있다.

따라서 논점은 ‘광복절에 왜 축제를 열었느냐’가 아니라 ‘광복절에 개최하면서 무엇을 담았느냐’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공주시가 광복절 연휴를 행사 시기로 선택했다면 축제의 흥행과 함께 국가기념일의 의미를 살릴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공공축제로서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었다는 것이다.

‘백제왕도 공주’라면 역사에 대한 감수성도 달라야

공주는 스스로 역사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백제 왕도이자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가 관광정책을 추진하면서 ‘역사’를 중요한 도시 정체성으로 내세워 온 만큼, 국가의 역사적 기념일을 대하는 문화행정 역시 그에 걸맞은 세심함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정부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는 축제는 민간 상업행사와 성격이 다르다.

관광객 숫자와 경제효과, 유명 가수 출연만으로 성공 여부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행사가 지역의 문화적 가치와 공공성을 어떻게 담아냈는지도 평가 대상이 돼야 한다.

이번 축제에 광복절 기념 요소가 충분했는지, 내년에도 같은 시기에 행사를 개최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 것인지는 공주시가 돌아볼 대목이다.

맥주와 음악이 광복절의 의미와 반드시 대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축제를 즐기면서도 광복의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문화기획의 역할일 수 있다.

제81주년 광복절 밤, 금강변을 찾은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공주가 보여주는 것이 단지 ‘시원한 맥주와 화려한 공연’에 그쳐서는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축제는 사흘이면 끝나지만, 국가기념일을 대하는 지방정부의 문화적 감수성과 공공성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평가로 남는다.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https://storyspo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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