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비단과 하얀 망건의 약속, 400년 만에 책으로”
조선 시대 국가를 향한 충성과 지극한 부부애의 상징인 ‘충렬문’이 새 단장을 마치고 그 속에 담긴 애절한 서사를 책으로 펴냈다. 충남 부여군은 지난 4일(토) 오전 11시, 내외빈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여읍 정동리에서 ‘충신 권이길·열녀 예천임씨 충렬문’ 중수식을 개최했다.






이번 중수식은 충청남도와 부여군, 안동권씨화천군파 및 수사공지파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기와 교체, 단청 보수, 협문 설치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충신공의 14대 종손인 권석환 교수가 역주한 도서 ‘붉은 비단과 하얀 망건: 충신 권이길과 열녀 예천임씨의 비통한 약속’의 출간 봉정식이 함께 열려 주목을 받았다. 권 교수는 참석한 모든 내외빈에게 이 책을 한 권씩 증정하며 선조의 얼을 널리 알렸다.

이 책은 17세기 초부터 21세기 현재까지 약 400년 동안 안동권씨 수사공파 문중에서 보관해온 고문헌과 시문, 행장, 교지 등을 현대어로 주석하고 번역한 결과물이다. 정묘호란 당시 평양전투에서 순절한 권이길 공과, 남편이 출정 전 약속했던 ‘붉은 비단과 흰 망건’ 표식을 확인해 천리길 전장에서 유해를 수습해온 부인 예천임씨의 실화를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권석환 교수는 경과보고를 통해 “가문에서 전해 내려온 단편적인 기록들을 모아 오늘날의 언어로 다시 읽어내는 데 큰 의미를 두었다”라고 말했다. 권형중 이사장은 “충렬문의 물리적 복원과 함께 그 정신을 기록으로 남긴 도서 발간은 문중의 큰 경사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중수 공사는 충청남도와 부여군의 지원으로 기와 교체, 단청 보수, 협문 설치 등이 진행됐다. 군은 향토유산 제131호인 충렬문이 이번 보수와 도서 발간을 계기로 지역을 대표하는 충절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중 유산의 공적 가치
안동권씨 문중이 지자체와 협력하여 향토유산을 보존하고, 그 결과물을 학계(전통대 교수 등) 및 지역 유림(향교 전교 등)과 공유한 것은 문중 유산이 지역 사회의 공공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민·관·학 협력 모델은 향후 산재한 지역 향토유산의 보전과 활용 방안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