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퇴적암 지형과 기우제 전설 간직… ‘뽀빠이’ 이상용 살려낸 일화도 서려 있어
충남 부여군 내산면 천보리에 위치한 천보산(天寶山)은 알려지지 않은 지역 등산 명소로 산악인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해발 330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독특한 산세와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다. 천보산은 2004년 등산로가 개설되고 월간지 ‘산’에 소개되면서 외부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천보산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있는 암릉 지형이다. 이곳의 바위들은 지각변동으로 바닷가 갯벌이 솟아오르며 수많은 자갈이 암석에 박힌 듯한 특이한 퇴적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예전에 이곳이 바다여서 산 밑까지 배가 들어왔고, 지금도 땅을 파면 바닷돌이 나와 지역 설화를 지질학적으로 뒷받침한다.

등산로에는 양쪽으로 문처럼 벌어진 ‘대문바위’가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산 북쪽 자락에는 높이 30m의 부여 저동리 쌀바위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 바위는 촛대바위나 부처바위 등으로도 불린다.

천보산이라는 이름은 가물 때 기우제를 지내면 비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린다는 데서 유래했다. 마을주민(윤태희, 최홍기, 김영찬 등)에 따르면 과거에는 가뭄이 들면 마을 여자들이 주축이 되어 상천저수지에서 물을 받아 기우제 봉에 올라 간단한 제를 지내고 날궂이를 하던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산자락에는 극적인 일화도 서려 있다. MBC의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2018.5.1)>에 따르면 방송인 ‘뽀빠이’ 이상용 씨의 외가가 천보리에 있었고 그곳에서 태어났다. 이상용 씨가 태어났을 당시 병약하여 소생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집안 어른들이 그를 묻으려 했다. 이때 당시 12살이던 막내 이모가 아기를 몰래 꺼내 천보산으로 도망쳐 아이를 살려달라며 농성을 벌인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기자 분석 포인트] 천보산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지질학적 가치와 민속학적 배경, 그리고 현대 인물의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복합적인 공간이다. 해발고도는 낮지만 ‘바다가 솟아오른 산’이라는 독특한 지형적 특성은 등산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기에 기우제 전설과 ‘뽀빠이’ 이상용의 탄생 비화는 산행의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는 요소다. 지자체 차원에서 이러한 풍부한 스토리 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특색 있는 지역 관광 자원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충분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