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유적지 인접한 200년 송림… ‘미래 무형유산’ 선정된 꽃나부 풍장과 조화
충남 부여군 초촌면 추양리의 소나무 숲이 200여 년의 세월을 품은 ‘전통마을숲’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인근의 송국리 청동기 유적지와 연계된 역사적 상징성에 더해, 최근 ‘미래 무형유산’으로 선정된 지역 고유의 민속 문화가 어우러지며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선 문화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추양리 소나무 숲은 조선 임진왜란 이후 전주이씨 집성촌이 형성되면서 마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다. 마을 앞에 위치한 이 숲은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의 안녕을 돕는 비보림(裨補林)의 역할을 해왔으며, 약 4만 9417㎡에 달하는 면적에 울창한 노송들이 굽이치듯 자리를 잡고 있어 압도적인 경관과 깊은 향기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숲을 배경으로 전승되어 온 무형문화재다. 부여 추양리 고추골 마을의 전통 농악인 ‘두레풍장(꽃나부 풍장)’은 최근 국가유산청 2025년 미래 무형유산 발굴 사업에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농사일을 마친 뒤 꽃과 나비처럼 신명 나게 춤을 춘다는 의미의 ‘꽃나부 풍장’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토박이 농악으로,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마주하는 두레풍장 전수관은 마을의 살아있는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숲 주변에는 전주 이씨 왕족 종실의 시제를 지내는 무령사와 그 뒤편으로 영천군묘, 풍안군묘, 문평군묘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선비 정신과 충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부여군은 이 명품 소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 하층 식생 제거와 간벌 등 체계적인 정비 사업을 지속해왔으며, 앞으로 부여 송국리 유적지 등 인근의 관광 자원과 연계한 ‘역사·생태 벨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토리스팟 기자의 생각]
추양리 소나무 숲의 진정한 가치는 ‘연결성’에 있다. 단순한 자연 경관에 그치지 않고, 인근 부여 송국리 청동기 유적이라는 ‘고대사’, 전주이씨 집성촌의 ‘근세사’,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추양리 두레풍장’이라는 ‘생활사’가 소나무 숲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교차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추양리 두레풍장’의 미래 무형유산 선정이다. 이는 사라져가는 마을 공동체 문화를 현대적 관광 콘텐츠와 결합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된다. 향후 이곳은 단순한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소나무 숲의 피톤치드와 두레풍장의 신명이 어우러진 ‘오감 체험형 인문 관광’의 선도 모델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자체는 인위적인 시설 확충보다는 200년 노송의 생육 환경을 지키며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문화 전승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추를 두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