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뉴스 "타닥타닥 군밤 굽는 소리에 겨울이 익는다"… 공주, 4일 '군밤축제·밤산업박람회' 개막

[겨울축제] “타닥타닥 군밤 굽는 소리에 겨울이 익는다”… 공주, 4일 ‘군밤축제·밤산업박람회’ 개막

대형 화로의 ‘불맛’과 산업의 ‘미래’가 만났다… 8일까지 금강신관공원 일원서 ‘달콤한 축제’

단순 소비 넘어선 ‘K-밤(Chestnut)’의 산업화 선언… ‘2026 대한민국 밤산업 박람회’ 동시 개최

겨울철 충남 공주(公州)의 공기는 달콤하고 고소하다. 차가운 강바람 사이로 퍼지는 군밤 냄새는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 가장 강력한 유혹이다. ‘알밤의 수도’ 공주시가 오는 4일(수)부터 8일(일)까지 5일간 금강신관공원과 미르섬 일원에서 ‘제9회 겨울공주 군밤축제’와 ‘2026 대한민국 밤산업 박람회’를 동시에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지역 특산물의 산업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거대한 실험대다.

겨울공주 군밤축제 및 밤산업 박람회 포스터(사진=공주시)
겨울공주 군밤축제 및 밤산업 박람회 포스터(사진=공주시)

지름 2m 대형 화로, 겨울 낭만을 굽다

축제의 백미(白眉)는 단연 ‘대형 화로 군밤 굽기’다. 축제장 중앙에 설치된 지름 2m에 달하는 초대형 화로 14개는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관람객들은 긴 뜰망에 알밤을 넣고 타오르는 장작불에 직접 굽는다. ‘타닥타닥’ 껍질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생경한 재미를 선사한다.

올해는 체험의 폭을 넓혔다. 밤 숯을 활용한 ‘그릴 존’에서는 알밤뿐만 아니라 닭꼬치, 소시지 등 다양한 재료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불을 쬐며 호호 불어 먹는 군밤 한 알은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바꿀 수 없는 겨울의 맛이다.

대형화로 군밤굽기 장면(사진=공주시)
대형화로 군밤굽기 장면(사진=공주시)

‘축제’를 넘어 ‘산업’으로… 밤산업 박람회 첫선

올해 행사가 예년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2026 대한민국 밤산업 박람회’의 동시 개최다. 공주시는 즐기는 축제(Festival)에 산업적 비전(Expo)을 더했다. ‘대한민국 밤산업, 가치를 더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밤을 활용한 가공식품, 디저트, 뷰티 상품 등 6차 산업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전국 알밤 베이커리·떡 경연대회는 ‘밤’이 단순한 원물을 넘어 고부가가치 디저트 소재로 변모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이는 공주 알밤을 ‘스타벅스’나 ‘성심당’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식재료로 각인시키겠다는 시의 야심 찬 포석이기도 하다.

미르섬의 변신… ‘눈꽃왕국’과 ‘댕댕왕국’

축제 공간은 금강 건너 미르섬까지 확장됐다. 이곳에는 겨울철 놀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달래줄 ‘겨울공주 눈꽃왕국’이 들어선다. 얼음 썰매장과 눈사람 만들기 체험은 가족 단위 관광객을 겨냥한다. 또한, 반려동물 1,500만 시대를 맞아 신설된 ‘겨울공주 댕댕왕국’은 반려견과 함께 겨울 나들이를 즐기려는 ‘펫팸족(Pet+Family)’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철 공주시장은 “이번 축제는 재미와 산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공주 알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하는 현장을 직접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스토리스팟 노트]

▷ 축제의 진화, ‘소비’에서 ‘비즈니스’로 지역 축제의 고질적인 한계는 ‘일회성 소비’에 그친다는 점이다. 공주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박람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B2C(소비자 대상 판매) 위주의 축제에 B2B(기업 간 거래) 성격의 박람회를 결합한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다. 이는 밤 재배 농가에게는 판로 개척을, 기업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겨울 관광의 ‘킬러 콘텐츠’ 선점 한국의 겨울 축제는 ‘얼음·낚시·겨울놀이’ 테마에 편중되어 있다. 공주의 ‘불(Fire)과 밤(Chestnut)’이라는 테마는 따뜻함과 미각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대형 화로 체험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 최적화된 시각적 요소를 갖추고 있어, 젊은 층을 유입시키는 강력한 무기다.

▷ ‘로컬 브랜딩’의 교과서 ‘공주=밤’이라는 등식은 이미 견고하다. 하지만 경쟁 지자체(부여, 청양 등)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공주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밤 산업의 종주도시’라는 타이틀을 굳히기에 나섰다. 단순한 특산물을 넘어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공주의 시도는 지방 소멸 시대에 지자체가 생존하는 법을 보여주는 모범 답안이다.

RELATED ARTICLES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

- Advertisment -spot_img

최근기사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