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열 군수 긴급 브리핑…“댐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청양 희생 당연시해선 안 돼”
정부 발표 전날까지 공식 협의 없었다 주장…“군민 납득할 구체적 대책 없으면 단호히 대응”
주민 갈등 봉합·지역 발전 대책이 향후 협상의 핵심…“청양이 무엇을 얻느냐가 중요”
정부가 청양·부여 지천댐을 다목적댐으로 건설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청양군이 “군민을 철저히 무시한 관료주의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국가 차원의 미래 용수 확보와 댐 건설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정부가 내놓을 지역 지원·발전 대책이 지천댐 갈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홍열 청양군수는 28일 오전 청양군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언론브리핑을 열고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에 대한 군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군수는 담화문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청양군민들의 깊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천댐 건설 추진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사전 협의는 물론 주민설명회나 용역 진행에 대한 참여 기회조차 보장하지 않은 채 발표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적 필요성 공감”…그러나 절차에는 강한 유감
청양군의 입장은 ‘댐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김 군수는 충청권 메가프로젝트와 미래 수자원 확보라는 국가적 필요성, 미래 용수 확보를 위한 지천댐 건설의 당위성에는 “충분히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3년여 동안 댐 문제로 청양지역이 찬반으로 갈려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사회의 분열을 봉합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가 사업 추진부터 발표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청양군은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을 거듭 드러냈다. 특히 정부 발표에 앞서 청양군과 충분한 공식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공론화 및 용역 과정에서 지역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지천댐 논쟁의 무게중심이 단순한 ‘찬성 대 반대’에서 정부가 청양지역의 희생과 주민 갈등에 대해 어떤 보상과 발전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라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양의 일방적 희생 불가”…지원책이 핵심 조건
김 군수가 이날 가장 강하게 강조한 대목은 ‘청양의 일방적인 희생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김 군수는 정부의 발표를 “명백한 관료주의 폭거이자 부당한 밀실 행정”이라고 규정하고 “확실한 보장 없는 청양군의 일방적 희생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충남도를 향해 군민이 납득하고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의 “궁극적이고 획기적인 지원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청양군이 향후 정부와 협의할 때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질의응답에서는 댐 건설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와 수몰지역 문제뿐 아니라 주변지역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교통·관광 인프라, 주민 생활여건 개선 등 지천댐을 계기로 청양의 장기적인 발전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청양군 역시 단순한 일회성 보상보다는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거듭 밝혔다.
3년간 갈라진 지역사회…“갈등 봉합이 우선”
또 하나의 과제는 주민 갈등이다.
지천댐 문제는 지난 수년 동안 청양지역을 찬성과 반대로 갈라놓은 대표적인 현안이다. 댐 건설을 통한 홍수 예방과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측이 있는 반면, 수몰과 환경 훼손, 공동체 붕괴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도 계속돼 왔다.
김 군수도 담화문에서 “지역사회의 분열은 깊어졌고 지역 민심을 하나로 봉합하지 못한다면 군정 추진에 큰 어려움이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향후 청양군의 역할은 정부와의 협상 못지않게 주민 간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비타당성조사와 타당성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본격화하면 수몰 범위와 주민 이주, 환경·문화유산 영향, 홍수조절 효과와 용수 공급 필요성 등을 놓고 논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댐 건설 여부’ 넘어 ‘청양의 미래’ 협상으로
이번 브리핑에서 드러난 청양군의 입장을 종합하면 정부의 지천댐 추진 결정에 절차적으로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댐의 국가적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데 특징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쟁점은 ‘지천댐을 건설하느냐 마느냐’에만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청양군민의 희생과 지역 갈등에 상응하는 지원책을 어느 수준까지 제시할지, 청양군이 이를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구체화할지, 반대 주민들의 동의를 어떻게 끌어낼지가 사업 추진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 군수는 “청양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군민의 권리와 이익, 지역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지켜낼 것”이라며 “정부의 합당하고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있을 때까지 3만여 군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천댐 건설 추진이라는 큰 방향을 정했지만 청양군은 이날 사실상 ‘지역의 희생에 상응하는 확실한 대책 없이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제 공은 다시 정부와 충남도로 넘어갔다. 지천댐이 또다시 지역을 갈라놓는 갈등의 불씨가 될지, 아니면 정부와 지방정부·주민 간 협상을 통해 새로운 접점을 찾을지는 앞으로 제시될 구체적인 지원책과 주민 수용성 확보 과정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