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나성(월함지) 시굴조사에서 폭 10m 대형 문지와 문루 기둥 구조 확인
백제 사비도성 도시계획·방어시설 복원 기대
부여군(군수 이용우)과 백제문화재단(대표이사 이종관)이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의 허가를 받아 추진한 「부여 나성(월함지) 정비사업부지」 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도성의 동문지(東門址)가 새롭게 확인되었다.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조사로 국내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삼국시대 성곽 문지(門地) 가운데 최대 규모의 문지와 문루(門樓)를 받치는 기둥 구조, 두 개의 출입 통로가 확인되어 전면 발굴이 이루어진다면 대형 문지와 문루의 전체 구조는 물론 백제 왕도의 출입 체계와 방어시설, 도시계획을 종합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여 나성은 백제가 사비로 천도하면서 축조한 사비도성의 외곽성으로, 도성을 방어하고 왕도의 경계를 형성한 핵심 시설이다. 이번 조사는 월함지의 성격과 동나성 성벽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실시되었으며, 조사 결과 동나성 성벽과 함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동문이 확인되었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문지는 폭 약 10m에 이르는 대형 규모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성곽 문지는 대부분 폭 4~5m 내외이며, 기존 최대 사례인 풍납토성 서문지도 폭 약 7m 정도이다. 이번 문지는 이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로, 향후 전면 발굴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문지의 길이는 15~20m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평지 구간 문지의 양쪽 성벽이 모두 확인되어 문지의 전체 구조를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문지 통로에서는 문루를 지탱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기둥 흔적이 뚜렷하게 확인되었으며, 특히 중앙부를 따라 기둥열이 일렬로 배치되어 좌우 두 개의 출입 통로를 갖춘 구조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사람과 수레가 효율적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계획된 백제 왕도의 출입 체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동문지와 연결되는 성벽 역시 축조 기술을 잘 보여준다. 성벽은 기반층을 단단하게 다진 후 지대석을 설치하고 장방형 석재를 이용하여 외벽을 축조하였으며, 내부에는 뒤채움석과 다짐흙을 이용하는 등 백제 석축 성벽의 축조기법이 잘 남아 있었다. 또한 문지에서는 구조를 일부 변경한 흔적도 확인되어 성문이 최소 두 차례 이상 수축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백제 사비도성 동문지의 존재와 구조를 확인함으로써 사비도성의 방어체계와 도시계획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문지는 규모와 구조, 잔존 상태 모두에서 기존 삼국시대 성곽 문지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사례로 평가되며, 향후 삼국시대 성곽 연구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올해 조사는 유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굴조사였으며, 2027년부터 문지를 중심으로 한 정밀 발굴조사가 추진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부여군, 백제문화재단은 앞으로도 부여 나성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조사를 지속하여 백제 사비도성의 실체를 규명하고, 백제 왕도의 역사적 가치와 세계유산으로서의 학술적 위상을 더 높여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