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뉴스지역정치김태흠 지사, 민주당 통합법안 작심 비판… "재정·권한 빠진 '빈 껍데기' 통합"

김태흠 지사, 민주당 통합법안 작심 비판… “재정·권한 빠진 ‘빈 껍데기’ 통합”

“연 8.8조 재정 지원 요구에 절반도 안 되는 3.75조 불과… 자치분권 철학 의심”

명칭도 ‘대전특별시’ 약칭 반대… “이재명 대통령과 직접 만나 담판 짓겠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에 대해 “실망을 넘어 자치분권의 철학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이 대폭 축소된 법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공식 제안했다.

김태흠 지사가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충청남도)
김태흠 지사가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충청남도)

김태흠 지사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법안은 그동안 대전시와 충남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지방자치 분권의 본질인 재정과 권한 이양이 대거 축소되거나 변질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돈도 권한도 없는 ‘무늬만 통합’… 요구안의 반토막”

김 지사가 가장 문제 삼은 것은 ‘재정’이다. 충남도가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연간 8조 8,000억 원 규모의 항구적 지원이 민주당 안에서는 연 3조 7,5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민주당 안은 우리 요구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1조 5,000억 원은 10년 한시 지원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 재원인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이양은 언급조차 없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역시 대통령이 약속한 65대 35(약 6조 6,000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권한 이양 부분에서도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선언적 규정에 그쳤고,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양이나 개발사업 인허가, 농업진흥구역 해제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중앙부처와 협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무늬만 이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법안 조항 대부분이 강제성이 없는 ‘할 수 있다(임의규정)’로 채워진 점을 들며, “우리가 요구한 ‘해야 한다(강행규정)’와는 천양지차다. 특례 조항 숫자만 늘린 생색내기용 법안”이라고 질타했다.

“약칭 ‘대전특별시’? 도민 자존심 건드려… 통합 명칭 재고해야”

통합 지자체의 명칭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법안이 공식 명칭을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약칭을 ‘대전특별시’로 명시한 것에 대해 김 지사는 “공식 명칭에 굳이 ‘통합’을 넣을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약칭에서 ‘충남’을 빼버린 것은 인구 규모나 역사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도민들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졸속 통합 반대…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김 지사는 통합이 국가 백년대계임을 강조하며 속도 조절과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시일에 쫓겨 재정과 권한 이양 없이 덜컥 통합하면 분권형 국가개혁은 요원해진다”며 “광주·전남 등 타 지역 통합법과 형평성을 맞춰 갈등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지사는 “자치분권의 철학이 없는 민주당에게 통합을 맡길 수 없다”며 공을 대통령에게 넘겼다. 그는 “분권 의지가 확실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 대통령과 만나 통합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싶다”고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이번 입장문은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의 핵심인 행정 통합 논의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재정·권한 배분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 지사가 대통령과의 담판을 요구하고 나선 만큼, 향후 정부와 여당이 어떤 수정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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