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토리스팟 기획 호국원 유치 불씨 지핀 김민수…책임도 한 사람에게 따져 물을 일인가

[기자수첩] 호국원 유치 불씨 지핀 김민수…책임도 한 사람에게 따져 물을 일인가

도의원 시절 공론화·설치 촉구 결의안, 부여군수 출마 공약으로 이어져

낙선 후 충남도 비서실장으로…도정의 공정성 뒷받침하는 참모 역할

부여군의 실행력과 정치권 협력이 유치 경쟁력

국립호국원 부여 유치를 바라는 현수막이 지역 곳곳에 걸려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가까이 모시고 싶다는 보훈가족의 바람과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그 가운데 김민수 충남도 비서실장을 지목해 “국립호국원 유치공약 이행하고, 정치 신의를 지켜라”라고 요구하는 현수막도 등장했다.

공약을 내건 정치인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주민의 권리다. 그러나 유치 논의를 시작한 경과와 선거 결과, 현재의 직책과 권한을 구분하지 않은 채 한 사람에게 결과를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타당한가. 지금의 개인 책임론은 정책 검증보다 정치적 압박으로 읽힐 소지가 크다.

충남 호국원 필요성 제기한 김민수…도의회 공식 의제로 발전

김민수 비서실장은 도의원 시절 충남권 국립호국원 설치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2024년 7월 26일 도의회 5분 발언에서는 충남 출신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이 다른 지역 호국원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지적하며 도내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이어 대표발의한 ‘충청남도 국립호국원 설치 촉구 결의안’이 2025년 7월 15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채택됐다. 개인의 문제 제기를 도의회 차원의 공식 요구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러한 활동이 곧 부여의 최종 입지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충남에 호국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정책 의제로 끌어올리고 추진 기반을 마련한 노력은 분명히 평가해야 한다. 유치의 불씨를 지핀 사람에게 그동안의 역할은 지운 채 결과에 대한 책임만 묻는 것은 균형 잡힌 평가라 보기 어렵다.

군수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군정을 맡을 권한은 얻지 못했다

김 실장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부여군수 후보로 나서 국립호국원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수현 당시 충남도지사 후보도 부여 유세에서 김 후보의 호국원 유치 공약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후 박수현 지사를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거에서 낙선했다고 공약에 담았던 문제의식이나 지역에 대한 책임감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자리에서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설명해 달라는 요구도 가능하다.

하지만 부여군수로서 행사할 수 있는 행정 권한과 예산 집행 책임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 존중해야 한다. 후보 시절 공약을 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군정의 실행 책임까지 개인에게 돌릴 수는 없다.

공약의 취지를 실현하려는 노력과 사업을 직접 추진할 행정 권한은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지금은 충남 전체를 책임지는 도지사의 참모

김 실장의 현재 역할은 충남 전체를 책임지는 도지사를 보좌하는 것이다. 부여의 현안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도정이 지역 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위치다.

현재 충남권 국립호국원 유치에는 부여군뿐 아니라 홍성군과 당진시도 참여하고 있다. 세 지역이 제안서를 제출했고, 국가보훈부의 평가를 거쳐 최종 입지가 결정되는 구조다.

이 상황에서 비서실장에게 부여만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도정의 권한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라고 요구한다면, 도정의 공정성과 충돌할 수 있다. 공개적인 편들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공약을 외면하거나 정치적 신의를 저버렸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다.

박수현 지사 역시 지난 10월 부여 언론인 간담회에서 부여가 먼저 준비해 온 경과를 설명하면서도 다른 시·군의 유치 움직임을 막을 권한은 없으며, 도지사로서는 공정한 경쟁을 말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공정한 도정 운영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은 함께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그 노력은 특정 지역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선언만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정치 신의’ 요구, 개인을 겨냥한 압박으로 흐를 우려

현수막을 게시한 주체의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군민의 절박한 마음을 대신해 공약 이행을 촉구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김 실장 한 사람을 지목해 ‘정치 신의’를 요구하는 방식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유치 논의를 공론화한 역할, 군수 선거에서 낙선한 사실, 현재 비서실장으로 수행하는 역할, 국가보훈부의 최종 선정 권한이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를 생략한 개인 책임론은 복잡한 행정 과제를 정치인의 신의 문제로 단순화한다. 아직 선정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인물을 향한 압박에 집중하면, 유치운동이 지역 내부의 정치적 공방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공약 검증의 질문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떤 협의를 했는지, 어떤 지원을 요청했는지,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확인 가능한 활동과 권한을 살피는 것이 책임 있는 검증이다.

부여군의 실행력과 정치권 협력이 유치 경쟁력

부여 유치의 가능성을 높이려면 군민의 지지를 구체적인 행정 준비로 연결해야 한다.

부여군은 후보지의 토지 확보 방안과 진입도로, 기반시설, 재원 분담, 인허가 검토 등 사업 실행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 준비한 내용은 평가기관에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충남도와 관계기관의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

정치권은 그 실행을 지원할 책임이 있다. 군수와 도지사, 지역 국회의원, 도의회가 각자의 권한 안에서 역할을 나눠야 한다. 유치를 처음 제안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모으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협력체계를 만들기 어렵다.

김민수 실장의 도의원 시절 활동과 후보 시절 약속은 평가받아야 한다. 현재 자리에서의 노력도 검증받아야 한다. 그러나 부여군수의 권한도, 최종 입지 결정권도 없는 비서실장에게 유치 결과 전체를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군민의 염원을 실현하려면 책임은 권한에 맞게 묻고, 역량은 공동의 목표에 모아야 한다. 부여에 필요한 것은 한 사람을 향한 정치적 압박보다 유치를 성사시킬 행정의 실행력과 협력이다.

- Advertisement -
광고
햇빛소득마을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https://storyspot.kr
스토리스팟 발행인 및 대표기자 입니다.
RELATED ARTICLES

회신을 남겨주세요

spot_img
- Advertisment -spot_img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