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문화수양벚꽃 아래 잠든 고려의 충절… 부여 ‘덕림병사’를 가다

수양벚꽃 아래 잠든 고려의 충절… 부여 ‘덕림병사’를 가다

고려 충신 조신 선생 기리는 제향 공간… 태종과 무학대사의 설화 깃든 역사 명소

8일(수) 충남 부여군 장암면 점상리 산168-1번지에 위치한 충청남도 문화유산 자료 제305호 ‘덕림병사(德林丙舍)’가 연분홍빛 수양벚꽃으로 물들었다. 이곳은 고려시대의 인물 조신(趙愼)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지역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숨은 명소다.

고려 조신 선생의 위패를 모신 덕립병사 위로 수양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역사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사진=스토리스팟)
고려 조신 선생의 위패를 모신 덕립병사 위로 수양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역사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사진=스토리스팟)

고려의 역사를 품고 조선의 명당에 자리하다

덕립병사는 고려 후기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전해지며, 원래 ‘덕림사’라는 사당이 있던 터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사당 오른편에 위치한 조신 선생의 묘소에 얽힌 설화 때문이다.

구전에 따르면 조선 태종(재위 1400∼1418)이 당대 최고의 지관이었던 무학선사에게 특별히 부탁해 이 묘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고려의 인물을 기리는 공간에 조선 초기 왕실의 관심이 투영되었다는 점은 역사적으로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수양벚꽃과 재실의 정취, ‘봄의 산수화’ 완성

전통 목조건축물인 덕림병사는 정갈한 미를 자랑한다. 특히 매년 4월 초순이면 가지가 길게 늘어지는 수양벚꽃이 기와지붕을 감싸 안으며 장관을 연출한다. 오늘(8일) 만개한 벚꽃은 화창한 봄볕을 받아 연분홍빛 비를 내리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고즈넉한 고택의 단아함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수양벚꽃의 조화는 방문객들에게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수백 년을 이어온 조상들의 숨결과 자연의 생명력이 공존하는 순간이다.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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