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중일 문화교류 공연 참여…노래로 이어온 부여와의 만남
1971년 데뷔한 일본 가요계 베테랑, 2019년 ‘부여연가’ 발표
부여서동연꽃축제에서 백제문화제로…지역을 노래하는 문화교류의 의미
일본 엔카가수 노지 유키코(野路 由紀子)가 제72회 백제문화제 한중일 문화교류 공연에 참여하며 부여와 이어온 음악적 인연을 다시 나눴다.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부여 정림사지 주무대에서 진행된 한중일 문화교류 공연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음악과 공연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였다. 노지 유키코는 일본 출연진으로 무대에 올라, 오랜 가수 활동과 부여를 소재로 한 노래를 통해 쌓아온 인연을 소개했다.




그의 참여가 특별한 이유는 부여가 단순한 해외 공연 방문지가 아니라 자신의 음반에 담아 노래해 온 도시이기 때문이다. 노지 유키코는 2019년 ‘부여연가(扶余恋歌)’를 발표하고 부여서동연꽃축제에서도 이 곡을 선보였다. 이번 백제문화제 출연은 그 만남을 역사문화축제의 무대로 이어갔다는 의미를 갖는다.
1971년 데뷔, 고향의 정서를 노래한 가수
노지 유키코는 1952년 일본 후쿠이현 다케후시, 현재의 에치젠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꿨으며, 고등학생 때 음악가 히지리카와 유와 만나 노래를 배웠다.
1971년 4월 5일 발표한 ‘내가 태어나 자란 곳(私が生まれて育ったところ)’으로 데뷔했다.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인 선율과 개성 있는 목소리가 사랑받으면서 일본 가요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기타시나노 절창(北信濃絶唱)’, ‘시집가는 배(嫁入り舟)’ 등의 곡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엔카는 삶의 애환과 그리움, 사랑 등을 서정적인 선율에 담아 전하는 일본 대중가요의 한 갈래다. 노지 유키코의 음악에서도 고향과 장소에 대한 정서가 중요한 소재로 자리한다. 자신의 고향을 노래한 데뷔곡에서 한국의 역사도시 부여를 담은 ‘부여연가’까지, 특정한 공간에 깃든 감정을 노래로 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여를 담은 일본어 노래 ‘부여연가’
노지 유키코와 부여의 인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은 2019년 발표한 ‘부여연가’다. 이 곡은 고향을 소재로 한 ‘에치젠 다케후의 황혼은(越前武生の夕暮れは)’과 함께 음반에 수록됐다.
‘부여연가’는 백제의 도읍이었던 부여를 무대로 삼은 노래다. 작사는 요시다 도키오, 작곡은 고다 미치토가 맡았다. 일본 작사가와 작곡가, 가수가 한국의 지역도시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음반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교류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백제문화제 공연 사회 자료도 이러한 인연을 소개했다. 자료에는 부여를 노래한 ‘부여연가’가 일본에서 음반으로 발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지 유키코를 일본의 초청가수로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부여와 음악으로 관계를 이어온 가수라는 점을 관람객에게 알리도록 구성됐다.
궁남지에서 시작된 만남, 백제문화제로 이어져
노지 유키코는 ‘부여연가’ 발표 당시 부여서동연꽃축제에 초청돼 노래를 선보였다. 소속사 공식 소개에도 부여 축제 출연 이력이 기록돼 있다.
일본의 지역 교류 기록에서도 당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에치젠 지역의 ‘고시노미야코’ 교류 자료는 궁남지에서 열린 부여서동연꽃축제에 노지 유키코가 깜짝 출연해 ‘부여연가’를 불렀다고 소개한다. 해당 방문에서는 한국 전통의상과 예법 체험, 부여 주민들과의 교류도 함께 이뤄졌다.
이러한 기록은 노지 유키코의 부여 방문을 일회성 공연 이상의 맥락에서 바라보게 한다. 지역을 소재로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 주민들과 만나는 과정이 음악과 관광, 시민 교류를 연결했기 때문이다.
이번 백제문화제 출연 역시 그 연장선에 놓인다. 궁남지의 연꽃축제에서 나눴던 만남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무대로 이어지면서 부여와 일본 출연진 사이에 쌓인 교류의 시간을 보여줬다.
서로 다른 음악이 만난 백제문화제
이날 한중일 문화교류 공연은 노지 유키코를 비롯한 일본 출연진과 중국 허난성 난양예술단, 한국의 국악 연주단 등이 참여하는 구성으로 마련됐다.
공연 사회 자료에는 중국의 고쟁 연주와 무용, 한국의 국악관현악과 가야금, 일본 가수와 무용가의 무대가 소개돼 있다. 서로 다른 악기와 표현 방식이 한 무대에 놓이면서 각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노지 유키코의 출연은 이러한 구성에 대중가요를 통한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전통악기와 무용이 각 나라의 예술적 특징을 보여줬다면, 부여를 노래해 온 그의 이력은 해외 예술가가 한국의 한 도시와 어떻게 인연을 맺고 이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특히 ‘부여연가’는 부여라는 이름과 도시의 정서를 일본어 노래에 담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역의 역사문화가 공연장 안내와 관광 홍보를 넘어 다른 나라의 음악 작품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노래로 이어가는 부여의 문화교류
백제문화제의 국제교류는 해외 공연단을 초청하는 것과 함께, 축제를 계기로 맺은 관계를 지속하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노지 유키코의 부여 인연은 노래 발표와 서동연꽃축제 출연, 백제문화제 참여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사례다.
자신의 고향을 노래하며 데뷔한 일본 가수가 바다 건너 부여를 노래하고, 다시 그 도시의 축제 무대에 서는 과정에는 음악이 장소와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담겨 있다.
제72회 백제문화제 한중일 문화교류 공연에서 소개된 노지 유키코의 이야기는 부여가 유적을 찾아보는 관광지를 넘어, 해외 예술가에게도 작품의 소재이자 다시 찾는 교류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여연가’로 맺은 인연은 백제문화제가 이어가는 국제 문화교류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보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