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마트농업농업“알밤은 영그는데 농부 가슴엔 찬바람”, 성복 전 과장, 밤농가 고충 전해

“알밤은 영그는데 농부 가슴엔 찬바람”, 성복 전 과장, 밤농가 고충 전해

공주 일부 수매처 일반밤 특품 초기 가격, 지난해보다 17.5% 하락

폭염·비바람 견딘 농가에 소비·관심 호소…재고 부담·생산비 상승도 과제

“알밤은 영글어 가는데, 농부의 가슴엔 찬 바람이 붑니다.”

부여군 산림녹지과장을 지낸 이성복 전 과장이 수확기를 맞은 밤 재배농가의 어려움을 글로 전하며 국산 밤 소비와 관심을 호소했다. 한 해 동안 나무를 가꾸고 수확에 나선 농민들이 낮아진 밤값 앞에서 결실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성복 전) 부여군산림녹지과장
이성복 전) 부여군산림녹지과장

이 전 과장은 글에서 폭염과 비바람을 견디며 키운 밤을 수확하고도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농가의 현실을 묘사했다. 창고에 밤이 쌓여가는 상황과 내년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함께 언급하며, 소비자들에게 밤 한 알에 담긴 농민의 노동을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올해 수확기 초기 산지 수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낮게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밤산업신문이 공개한 공주지역 두 수매처의 9월 초·중순 가격표에 따르면, 일반밤 수매가격은 ㎏당 특품 3100∼3300원, 대품 2500∼2600원, 중품 1800∼1900원, 소품 800원이었다. 이 가운데 한 농협의 특품 가격은 지난해 초기 수매가격인 4000원에서 올해 3300원으로 700원, 17.5% 낮아졌다. 대품도 지난해 3000∼3200원에서 올해 2600원으로 내려갔다.

같은 품질의 특품 밤 1톤을 출하한다고 가정하면 수취액은 40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줄어든다. 생산량이 같더라도 판매단가 하락만으로 7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다만 이 가격은 공주지역 일부 수매처의 초기 가격으로, 부여군 전체 농가의 거래가격이나 전국 평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품종과 크기, 품질, 출하 시기, 수매처에 따라 실제 농가가 받는 가격은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초기 출하 부족으로 가격이 높았던 사정도 있어, 올해 가격 흐름을 판단할 때는 비교 시점과 재고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생산분의 이월 재고 부담도 거론된다. 기존 물량이 충분히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햇밤 출하가 늘어나면 수매가격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개된 자료만으로 전국이나 부여지역의 재고 규모와 증가율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생산비 부담 역시 농가의 어려움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밤산업신문이 인용한 산림청의 ‘2025년 임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밤 재배의 전국 평균 생산비는 1㏊당 504만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노동비는 전체 생산비의 약 6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생산비 조사 결과로, 올해 농가별 실제 비용과는 구분해야 하지만 밤농사가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올해 작황은 수확과 선별이 진행 중인 만큼 생산량과 상품성을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연초 ‘농업전망 2026’에서 제시한 전국 밤 생산량 전망은 3만8650톤으로, 지난해 추정치 3만9190톤보다 1.4%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여름철 기상 상황과 가을 수확 결과가 모두 반영된 확정 생산량은 아니다.

이 전 과장의 글은 폭염과 비바람 속에서 농사를 이어온 현장의 고충을 전한다. 다만 올해 부여지역의 기상 피해 규모와 품질 저하율을 확인할 공개 자료는 이번 조사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폭염과 잦은 비가 밤값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작황, 등급별 출하량, 이월 재고와 판매 상황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밤 산업의 구조적인 어려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9월 28일 전문가와 재배농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밤 산업 향상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재배농가 고령화와 밤나무 노령화, 토양 산성화를 주요 과제로 짚고 노령목 갱신, 토양개량, 작업 기계화, 청년임업인 유입, 공동선별·저장·가공시설 확충 등을 논의했다.

이 전 과장이 강조한 것은 수확의 계절이 농가에 근심의 계절로 남지 않도록 관심을 모아 달라는 당부다. 그는 “여러분의 따뜻한 소비와 관심 한 번이 벼랑 끝에 선 산촌에 희망을 틔우는 가장 든든한 햇살이 될 것”이라며 국산 밤 소비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글은 밤값 하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농민의 노동이 정당한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소비 확대와 판로 확보, 생산비 절감 대책이 실제 농가의 수취가격과 경영 여건 개선으로 연결될지가 수확기 밤 산업의 과제로 남았다.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
스토리스팟(강대구 기자)https://storyspot.kr
스토리스팟 발행인 및 대표기자 입니다.
RELATED ARTICLES

댓글 남기기

spot_img
- Advertisment -spot_img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