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 유왕산서 의자왕·태자 효·백제 유민 추모
이용우 부여군수, 망국의 아픔 되새기며 국가의 소중함과 나라 사랑 강조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과 태자 효, 나라를 잃고 당나라로 끌려간 백제 유민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양화면 유왕산에서 열렸다.
유왕산추모제 선양위원회는 8일 오전 11시 유왕산 산정에서 제72회 백제문화제 제례 행사인 ‘제30회 유왕산 추모제’를 봉행했다. 이용우 부여군수를 비롯한 내빈과 지역 주민들은 제례에 참여해 백제인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고, 망국의 아픔에 담긴 역사적 교훈을 되새겼다.
이번 추모제는 씻김무를 시작으로 분향과 헌작, 독축, 진혼무 등 전통의례와 추모 공연을 차례로 진행했다. 왕과 왕족뿐 아니라 고향을 떠나야 했던 백제 유민들의 넋까지 함께 기리며 백제문화제의 의미를 더했다.
씻김무와 헌작으로 넋 위로
제례에 앞서 부여군충남국악단이 씻김무를 선보였다. 영혼을 깨끗이 씻겨 위로한다는 뜻을 담은 춤으로 추모 의식의 문을 열었다.
이어 홍찬휘 씨의 집례로 제례 시작을 선언하고 제관과 참례자를 소개했다. 초헌관은 김영준 양화면장, 아헌관은 박충규 주민자치회장, 종헌관은 정진봉 상촌2리 이장이 맡았다.
제단에는 의자왕과 태자 효, 백제 유민의 신위를 모셨다. 초헌관이 향을 올리는 분향례에 이어 신위에 모신 넋이 내려와 제물을 흠향하기를 청하는 강신례가 진행됐다. 참신례에서는 제관과 참례자들이 함께 네 차례 절하며 예를 갖췄다.
초헌례에서는 초헌관이 세 신위에 첫 잔을 올렸으며, 축관 전한호 씨가 축문을 읽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후 아헌례와 종헌례를 통해 두 번째와 세 번째 잔을 올리고, 내빈들도 헌작과 예로 백제인들의 넋을 기렸다.
마지막 절을 올리는 사신례와 제례의 술과 음식을 받는 음복례, 지방과 축문을 태우는 망료례가 이어지며 의식이 마무리됐다.


진혼무에 담은 이별과 안식
제례 후반에는 진혼무가 펼쳐졌다. ‘혼령 안녕을 위한 안무’를 주제로 백제인들의 슬픔과 한을 달래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당나라로 끌려가는 왕과 유민들을 바라보며 애통해했던 백제인들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낸 공연은 유왕산에 전해지는 이별의 기억을 오늘의 추모 의식으로 연결했다.
제례 종료 뒤에는 내빈 소개와 인사말,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행사에는 이용우 부여군수와 조덕연·박세나 부여군의원, 박종원 명예면장 등 내빈과 지역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용우 군수 “국가의 소중함 되새기는 자리”
이용우 군수는 인사말에서 가을 들녘이 펼쳐진 유왕산에서 추모제를 봉행하는 의미를 짚고, 행사를 준비한 위원회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조덕연·박세나 의원과 서울에서 참석한 박종원 명예위원장, 양화면민 등 내빈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군수는 약 1400년 전 백제가 멸망하면서 의자왕과 태자 효를 비롯한 1만 2000여 명의 백제 유민이 당나라로 압송됐던 역사를 언급했다. 이어 백성들이 모여 울부짖으며 애통해하고, 의자왕이 잠시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곳이 유왕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향을 떠나야 했던 백제인들의 원혼을 위로하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것이 추모제의 가장 큰 취지라고 강조했다. 유왕산을 찾을 때마다 나라를 잃고 왕이 압송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백제인들의 가슴 아픈 심정을 돌아보게 된다는 뜻도 전했다.
또 이번 추모제가 국가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고 나라 사랑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는 자리가 되기를 당부했다.


주민들이 이어가는 백제의 기억
유왕산 추모제는 백제의 찬란한 문화와 함께 그 이면에 남은 상실과 이별을 돌아보는 의례다. 의자왕과 태자 효뿐 아니라 이름 없이 역사의 고통을 겪은 유민들을 함께 추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역 주민들은 해마다 향을 올리고 술을 바치며 이러한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씻김무와 진혼무는 전통 제례에 담긴 위로와 안식의 뜻을 관람객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다.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제72회 백제문화제 속에서 유왕산 추모제는 백제의 역사를 즐기는 동시에 기억해야 할 아픔을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과거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공동체와 국가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추모의 전통을 다음 세대로 잇는 시간이었다.
<행사사진>





















